프랑스 영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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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희망 끝의 축복 - 에릭 로메르 <겨울 이야기>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이번에 CGV에서 열린 에릭 로메르 특별전에서 시간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많은 작품을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물론 특별전에서 상영하는 영화들 모두 세상에 나온지 몇십 년이 지난 작품들이기에 집에서 합법적으로 볼 방법은 있지만, 영화는 기본적으로 영화관에서 볼 때 가장 완전하게 즐길 수 있다고 믿는 개인적인 신념이 있기에 최대한 영화관에서 보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것도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주말에 4편을 예매하였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겨울 이야기' - '수집가' - '녹색 광선' 순으로 감상을 하는 지옥 같은 스케줄을 짜고 그 뒤의 일은 나중의 나에게 맡기는 안일한 판단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난 ..
2022.10.26 -
시네마토그래프의 최전선 - 로베르 브레송 <사형수 탈출하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래 내가 가장 좋아하던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는 그의 유작인 '돈'이었다. 돈은 인간들이 창조해낸 물질적인 가치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세상은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인간들은 결국 본인들이 만들어낸 물질에 지배당하는 삶을 살아게 된다는 아이러니와 돈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상관관계를 그려내는 방식이 내 가치관에 큰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브레송 감독의 타 작품인 '사형수 탈출하다'를 재감상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고작이 바뀌게 되었다. 내가 브레송의 영화를 처음 접한 것은 아마도 대략 2년 전쯤일 것이다. 2년 전이면 한창 예술영화에 입문을 할 시기이다. 안드레이 타르코스프키의 유명세에 아무 생각 없이 '솔라리스'를 보았다가 호되..
2022.10.25 -
비관론자의 낭만주의 - 에릭 로메르 <녹색 광선>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CGV에서 10월 5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에릭 로메르 특별전을 통해 누벨바그 시대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에릭 로메르' 감독의 작품들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에릭 로메르는 영화계에서 명실상부한 거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감독인 홍상수와도 비슷하게 맞닿아있는 지점이 있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지만, 정작 그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았음에도 그 기회들을 빈번이 놓쳤었다. 그에 대한 몇 가지 변명을 늘어놓자면, 첫 번째로 세상에는 보고 싶은 영화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에릭 로메르의 영화를 보려고 마음을 먹어도 결국 구로사와 아키라를 보게 되고, 구로사와 아키라를 마주한 다음 보려고 해도 그 다음에는..
2022.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