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영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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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토그래프의 최전선 - 로베르 브레송 <사형수 탈출하다>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래 내가 가장 좋아하던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는 그의 유작인 '돈'이었다. 돈은 인간들이 창조해낸 물질적인 가치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세상은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인간들은 결국 본인들이 만들어낸 물질에 지배당하는 삶을 살아게 된다는 아이러니와 돈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상관관계를 그려내는 방식이 내 가치관에 큰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브레송 감독의 타 작품인 '사형수 탈출하다'를 재감상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고작이 바뀌게 되었다. 내가 브레송의 영화를 처음 접한 것은 아마도 대략 2년 전쯤일 것이다. 2년 전이면 한창 예술영화에 입문을 할 시기이다. 안드레이 타르코스프키의 유명세에 아무 생각 없이 '솔라리스'를 보았다가 호되..
2022.10.25 -
비관론자의 낭만주의 - 에릭 로메르 <녹색 광선>
(해당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CGV에서 10월 5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에릭 로메르 특별전을 통해 누벨바그 시대의 거장이라 불리우는 '에릭 로메르' 감독의 작품들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에릭 로메르는 영화계에서 명실상부한 거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감독인 홍상수와도 비슷하게 맞닿아있는 지점이 있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지만, 정작 그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았음에도 그 기회들을 빈번이 놓쳤었다. 그에 대한 몇 가지 변명을 늘어놓자면, 첫 번째로 세상에는 보고 싶은 영화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에릭 로메르의 영화를 보려고 마음을 먹어도 결국 구로사와 아키라를 보게 되고, 구로사와 아키라를 마주한 다음 보려고 해도 그 다음에는..
2022.10.24